[고훈] 투자회수, 꼭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가 아니어도 괜찮다?!

1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대중(Crowd)이 자금을 모아준다(Funding)는 의미에서는 후원/기부형 크라우드펀딩과 같지만, 자금을 모아주는 목적이 이름과 같이 ‘투자’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가진다. 투자는 잉여자금을 활용해 원금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이고, 결과적으로 원금 이상의 수익실현 ‘가능성’이 없다면 투자 행위는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는 간단하게 말하면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다.

160909_finda_2

그렇다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투자는 어떻게 수익실현이 가능할까?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자들은 비상장기업 또는 비상장기업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SPC(특수목적회사)의 증권을 보유하게 된다. 자본시장법상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발행된 증권은 1년 간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취득한 증권을 1년 동안은 타인에게 매각할 수 없다. 단, 증권을 발행한 기업의 대주주 또는 기관투자자 등 전문투자자에게 매각할 경우에는 1년 전매제한 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160909_finda_1

증권은 크게 기업의 소유권을 표시하는 주식과 채무에 대한 원리금수취권을 표시하는 채권으로 나뉘는데, 채권은 발행 시 약속된 금리(이익참가부사채의 경우에는 배당)와 상환기간(만기), 이자지급시기에 따라 수익이 회수된다. (발행기업 또는 발행기업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한도 내)

 

기업이 채무불이행 상태만 아니라면 발행 시부터 수익구조가 확정되는 채권과 달리 주식은 크게 3가지 경로로 투자자의 수익실현이 가능하다.


 

첫 번째, 기업이 성장하여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경우다. 비상장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 주식의 소유권을 공중(Public)에 널리 분산시키기 위해 공모(Public Offering)를 실시한다. 대개의 경우 상장을 위한 공모가 해당 기업의 첫 번째 공모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장(Listing)을 IPO(최초주식공개, Initial Public Offering)와 혼용해서 쓰곤 한다. 하지만,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비상장 상태에서 공모를 진행한 기업의 경우 이미 크라우드펀딩 자체가 IPO가 된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을 ‘미니IPO(mini-IPO)’라 부르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실시한 기업을 포함한 모든 비상장기업의 투자자가 투자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창업에서 상장까지 걸리는 평균적인 기간이 12~13년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을 상장시키는 기준과 심사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아래에 코넥스(KONEX)이 시장이 만들어졌고, 코넥스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코스닥시장으로의 특례상장 기회가 주어진다. 또, 기업인수특수목적회사, 즉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 많이 등장하여, 정식 상장의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한 기업들에게도 조기에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두 번째 비상장주식 투자자의 수익실현 기회는 기업이 인수합병(M&A)되는 것이다. 대기업 또는 사모펀드(PEF)가 비상장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 기술, 인력을 흡수하기 위해, 또는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금을 동원해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인수(Acquisition)이고, 인수한 기업을 기존의 법인과 통합하는 것이 합병(Merger)이다. 물론 비상장기업을 인수할 때 인수자는 의결권의 과반수만 사들여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가 있기 때문에 소수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반드시 모두 매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법상 소수주주도 감사 선임, 회계장부 열람 등 여러가지 권리를 행사 가능하기 때문에 피인수기업의 ‘모든 것’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 소수주주의 주식을 모두 사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 소수주주인 투자자들의 수익이 실현되는 것이다.

아쉽게도 한국은 아직까지 대기업 또는 사모펀드들이 소규모 비상장기업,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투자자가 주로 수익회수하는 경로인 인수합병(M&A)의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성장하고, 인수합병의 인수자에 대한 세제를 포함한 제도적 혜택이 강화된다면,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 변화가 생긴다면 한국에서도 인수합병 활성화에 따른 비상장기업 투자자의 수익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160901_finda_3


 

세 번째 수익실현 경로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장외거래 하는 것이다. 미국 등 금융시장이 발전한 나라에는 상장주식뿐만 아니라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시장(OTC, Over the Counter)이 잘 발달되어 있다. 한국에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K-OTCBB가 있지만, 증권사에 유선을 통해 호가를 제출하는 방식(K-OTCBB), 높은 거래비용, 낮은 유동성 등의 이유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이를 대체하는 일종의 사적 장외시장이 호가게시판 등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기업정보의 비대칭성과 사기사건, 비인가 브로커의 존재 등의 이유로 사실상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가는 상태이다.

정책당국에서는 최근 스타트업 활성화 및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도입에 따른 후속조치로 비상장 스타트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KSM(KRX Startup Market)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을 운영하는 한국거래소가 만들고 있는 이 시장에서는 모바일앱을 통해 매수자와 매도자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비상장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가장 빠르고 쉽게 수익회수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되는 것이 바로 KSM 등 장외시장을 통한 거래이다. 또, 정책적으로 조성된 K-크라우드펀드와 엔젤세컨더리펀드 등도 언제든지 장외에서 거래되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준비된 펀드들이다. 향후 KSM 또는 다른 채널을 통해 비상장기업의 주식거래가 활성화 된다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투자자들이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0
0

소통해요:)